나도 스윙해볼까?

대책없는 남고생들의 수중발레를 그렸던 감독이 이번엔 여고생들의 빅 밴드 재즈 영화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추억이라 하면 고등학교 정도가 가장 알맞는 것 같다. 중학생 시절은 추억이라하긴 너무 어리고, 대학생은 너무 많이 세상을 알아버린다. 뭐니뭐니 해도 고등학생 정도가 인생의 목표를 고민하기에도, 좌절을 겪기에도, 사랑을 하기에도 딱 적당한 시기인 것 같다.

훌륭한 삶을 살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내게 이 고민은 너무 늦게 찾아왔다. 대학교나 되서야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 때까지 나는 되는대로.. 그저 되는대로 열심히 살았다.

그 결과 난 늦게서야 그 고민을 한다. 지금 생각하면 자신의 삶을 책임지기 이전에 고민을 겪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난 이 두가지를 한꺼번에 하느라 골치가 아프다. 직장다니랴, 하고싶은 일 고민하랴, 하고싶은 일을 위해 노력하랴. 제발 한가지만 했으면 좋겠다. 될수있으면 즐거운 쪽으로.

대체로 여백일 줄 알았던 삶은 살아보니 그렇지 않더라. 대체로 삶은 빡빡하고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그렇게 개인의 삶을 허비하지 않는다. 생산성 향상의 함정은 사람이 낼 수 있는 노력의 한계까지 뽑아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의 사람들은 쉬는 순간에마저 광고를 보며 수익을 창출한다.

Nat King Cole 의 L-O-V-E 엔딩이 영화를 갈무리하는 가운데 인간군상이 함께 흘러간다. 낙제생들, 내놓은 아이들, 아줌마, 아저씨, 젊잖게 나이든 재즈음악가,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직장인, 갑자원의 꿈을 꾸는 야구선수, 생긴건 재즈음악가인데 실제론 수학선생, 할인마트 직원... 삶은 어디나 누구나 반드시 고되다.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 그러니 같이 스윙하자.

그래요. 감독님. 당신도 야근을 하겠죠? 스텝들은 말을 안듣고, 제작자는 자꾸 영화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가려 하겠죠. 사람의 취향이란 다 다른거니까요. 도움도 안되는 사람들은 그러겠죠. "이 정도 연습한다고 이렇게 연주하는게 가능한가?", "돈도 없다는 애들이 왜 악기는 다 새것인가", "악보도 못보는 수학선생이 빅 밴드 재즈를 가르치는 것이 가능한가?" 하지만 그래도 난 이 영화가 좋아요. 안그래도 고달픈데 뭐 그리 따지고드냐고 그러죠 뭐.

영화가 끝나니 공교롭게도 11시 11분이다. 로또라도 사야할까보다.

Posted by 망고

04 17, 2006 23:46 04 17, 200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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