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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 나의 두번째 프로젝트 이야기 by 망고 (4)

나의 두번째 프로젝트 이야기

밤도 늦었고 빨래도 다 했으니(응?)
멜랑콜리한 기분으로 두번째 프로젝트 이야기를 정리해야겠다.

나의 두번째 프로젝트는 사실 개발자로 투입되었다고 하기엔 좀 이상한 프로젝트였다. 내가 한 일을 기억해보면, 노트북과 프린터 운반, 세팅하기와 긴급상황에 대기하기가 전부였다. 그 프로젝트는 모기업의 주주총회 프로젝트였다.

주주총회라는 큰 행사의 일부로 내가 속한 IT팀이 맡은 임무는 주주관리 프로그램과 주주총회의 안건에 대한 표결처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제반 IT업무에 대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프로그램은 이미 개발되어 사용중인 것이 있었지만, 작년 주주총회 이후로 바뀐 로직부분을 시스템에 반영해야했기 때문에 개발 및 테스트 기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당시 주주총회에서는 외국자본에 의한 경영권 위협이 이슈가 되었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는 프로젝트 내내 아주 예민했던 기억이 난다. (뭐 그렇다곤해도 말석에 있는 나까지 그 예민함의 포스가 피해를 주진 않았다.)

당시 프로그램은 비주얼베이직으로 개발된 CS(Client/Server)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개발은 그 이전에 이루어졌었는데 그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인원은 거의 없었고 매뉴얼이나 개발산출물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당시 프로젝트는 선배들 사이에서 무척 악명이 높았다.) 거의 당시 개발했던 개발인력의 기억과 실제 코드에 의존한채 수정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코딩을 주도했던 과장님 한분이 팀원들에게 리포팅을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개발PM과 관계가 원활하지 않았다. 두분이 로직에 대해 언성을 높일 때도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개발PM은 거의 하소연하다시피 우리에게 불만을 토로했었다. 뭐 하여간 프로그램이 블랙박스인 까닭에 로직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는 테스트를 통해서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경우의 수를 빼먹지 말고 모두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었는데 이게 만만치 않았다. 그만큼 법제도나 예외가 복잡했기 때문이다.

결국, 행사전날 클라이언트로 부터 받은 데이터를 가공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고, 그 분 홀로 데이터를 끼워맞추는 동안 나머지 인력들은 행사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전화를 하다가, 커피를 마시다가, 거의 밤을 새고 새벽에야 숙소로 갈 수 있었다.

다음날, 행사당일은 난리도 아니었다. 반 좀비상태로 가져간 양복을 입고 행사장에 투입되어 전날 분실이나 도난을 우려해서 패키징해놓았던 장비들을 꺼내서 지정된 장소에 세팅하고 프로그램 실행 테스트까지 마치고  다른 팀원들은 리셉션 쪽을 맡았고, 나는 행사장 내부에 마련된 표결시스템 쪽을 맡았다. 기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아니면 특별히 할 일이 없었는데 표결당시에는 결과에 관심이 많은 전무, 상무, 부장님들이 몰려드는 통에 부스에서 아예 밀려나와야 했다. 개표결과는 내 프로젝트 이야기에서 중요하지 않으니 패스.

주주총회라는 행사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 이런게 자본주의고 주식회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그랬다. 민주주의는 한명이 한표고 자본주의에서는 한주가 한표라고...  이렇게 나의 두번째 (이상한) IT 프로젝트도 끝이 났다.

Posted by 망고

11 21, 2008 02:21 11 21, 2008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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