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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 착하게 살자 by 망고 (20)

착하게 살자

세간에 택시기사는 살짝만 부딪쳐도 병원에 입원을 한다더라 뭐 그런 얘기가 있다. 설마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실제로 겪게되니 참 어이가 없다. 상황은 이렇다.

3월 29일 오전 9시 50분경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 앞길 2차선 도로 중 2차선에서 금화터널 방향으로 진행중 앞서가던 택시가 승객의 하차를 위해 정차를 했다. 뒤따라가던 나는 왼쪽 깜빡이를 켜고 1차선으로 진입을 하려고 했으나 1차선 주행 차량들이 양보를 해주지 않는 까닭에 각을 좁혀가며 무리하게 진입을 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앞에 정차해있던 택시의 좌측 후방 범퍼부분을 내 차의 오른쪽 사이드로 긁고 말았다.

사고 후 비상등을 켜고 오른쪽에 주차를 시킨 후 택시로 가서 제가 운전이 미숙해서 사고를 냈으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사고처리를 하려고 했다. 사고는 처음이고 주변에서 사고시에 보험처리를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고 들어온 터에, 범퍼를 교체하는데 30만원은 족히 나올꺼라고 택시기사가 말하기에 보험처리를 하기로 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이후 10시 10분경 보험회사에 대물사고를 접수하고 접수번호를 택시기사에게 알려주었다.

이로써 나의 첫 교통사고가 마무리되는 줄만 알았다. 오전내내 좀 더 조심하지 않은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는데, 오후 4시20분경 택시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인 보험도 들어있느냐며, 목이 뻐근하다고 병원에서 X-Ray를 찍어보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보험처리하지 말고 개인합의를 하자는 얘기도... 순간 아차 싶었다. 사실 대물건도 30만원을 부를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육안으로 봤을때 범퍼에 긁힌 자국만 있었는데... 그리고 긁히는 정도의 접촉으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건 정말 이해불가다.

전화를 끊고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서 결국 개인합의를 보지 않고 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보험료가 많이 늘겠지만, 그런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하고 싶지 않았다. 어지간히 만만해보였나보다, 사고를 내자마자 달려와서 괜찮은지를 묻고 연신 죄송하다고 굽신거리던 젊은이가... 사고를 내놓고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왜 주정차 금지구역에서 정차를 했니 어쩌니 하면서 경찰이라도 불러야 했던 것일까? 하루종일 생각해봤지만 잘 모르겠다. 그러고 싶지 않다. 내 실수로 사고당한 사람이 있다면 사과하고 피해가 있다면 보상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한 말이 불길한 예언처럼 머리 속을 떠돈다. "넌 너무 착해서 그래." 착해서 살기 힘든 세상이다. 좀 착하게 살게두면 안될까? 애니카 광고처럼.

Posted by 망고

03 29, 2008 23:16 03 29, 200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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