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를 한번 갈아타고 또 한참을 걸어서 도착한 곳은 신림9동의 어느 원룸 주택가에 있는 별다를 것 없는 포장마차. 가격은 놀랍게도 떡볶이 1인분 1,000원 오뎅 3개 1,000원. 아내와 둘이서 파와 김을 넣은 뜨거운 오뎅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오뎅 2개와 떡볶이 2인분을 먹어치웠다. 속이 훈훈해지자 삶도 더불어 뜨듯해지는 것 같았다.
맛있었느냐고? 물론 맛있었다. 하지만, 버스를 갈아타가며 가서 먹을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조금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동네에 있다면? 모르긴 몰라도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먹게 될 것 같다. 신림동이라면 글쎄... 임신한 아내가 떼를 쓰기 전엔 가지 않을 것 같다.

주인 내외에게 멀리서 먹으러 왔다고 말을 걸자. 아내의 낯은 익은데 내 얼굴은 낯설어서 물어볼까 하던 중이셨단다. 그리고 이곳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공부했던 다른 분도 아직 이 떡볶이를 먹으러 반포에서 온다고..., 아내 같은 사람들이 또 있나 보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떡볶이를 끓이고 오뎅을 삶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위를 할 때 시장은 최적화된다'는 애덤 스미스의 자유시장 이론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까. 3년 전과 같은 가격에 뜨끈한 음식들을 파는 이들에게 말이다. 마음을 빼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세상엔 있다.
이 포장마차에 내 마음대로 '사람의 떡볶이'라고 이름붙였다. 이제 내게도 이 포장마차는 특별하다. 산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도 지구 어느 구석에선가 다른 사람들에게 뜨듯한 것을 만들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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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