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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 인터넷과 "음란"물에 대한 생각 by 망고

인터넷과 "음란"물에 대한 생각

포탈에 사용자가 올린 음란 동영상이 한동안 게재되었다가 언론의 집중공격을 받았다.
직접 보진 못하여 그 수위를 알 수는 없으나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갑작스레
"포탈(인터넷)의 음란성"에 대한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 같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음란()"은 음탕하고 난잡하다라는 뜻의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으로 흔히
"성적으로 난잡한" 정도의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성적으로 난잡하지 않은" 개념이 우리에게 존재하는가? 내 생각에 우리사회에서 표현되지 않은 성은 "건강"할 수 있지만 모든 발화되고 표현된 "성"은 불건전하다. 표현되지 않는 의미는 무의미라고 볼 수 있으므로  "성적"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때에는  "난잡"이나 "부도덕"이라는 의미가 이미 내포되어있다. 따라서 "음란하다"는 일반적인 의미는 "성적이다"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성"이라는 단어 자체는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지극히 중립적인 개념일 것이다. 이렇게 중립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 현실 구속력을 지니는 것은 공연음란죄라는 실정법을 통해서라고 할 수 있겠다. 2005년 한 인디밴드의 멤버가 공중파 방송에서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곳을 보이는 행위로 구속된 적이 있는데 그 때 적용된 죄 중 하나가 바로 이 공연음란죄이다.

공연음란죄

■ 요약
공공연하게 음란한 행위를 하는 죄(형법 245조).
■ 본문
'공공연하게'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지각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고, 현실로 지각되었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음란행위'는 성욕을 흥분 또는 만족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람에게 수치감·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음란성의 판단에는 행위가 행하여지는 주위 환경이나 생활권()의 풍속·습관 등의 모든 상황이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벌거벗는 행위라도 목욕탕에 들어가기 위해서라든가 화가의 모델이 되기 위한 경우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 이 밖에 음란한 언어는 이 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해석은 적극설과 소극설로 대립하고 있다. 이 죄를 범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기분 나쁘다"란 것만으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것은 "기분 나쁘다"란 이유로 타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음을 말한다. 그러므로 포탈의 음란성에 "기분나빠"함에 있어 조금 더 나아가 제재를 가하고 싶다면 그럴만한 타당한 근거를 마련해야함이 마땅하다. 포탈 나아가 인터넷의 음란성을 제재해야할 타당한 근거란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매우 논쟁적인 주제이긴 하지만 나는 두가지 이유로 인터넷을 변호해보려고 한다.

첫째, 인터넷만 음란한가?
TV, 잡지, 비디오.  무릇 매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은 음란성 시비가 있어왔다. 문제제기를 한다면 인터넷의 음란성이 아니라, 인터넷 음란물에 대한 접근성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인터넷이 기반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복제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의 대량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장점으로 말미암아 현재 인터넷을 통해 인류는 커뮤니케이션의 일진보를 이루어내고 있는 것인데,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따르는 법인가. 성적 컨텐츠들도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대열에 끼어있다.

둘째, 제재하려고 한다면 제재할 수는 있는가?
"Impossible is nothing"이라고 한 스포츠 브랜드는 광고하지만, 불가능은 "nothing"이 아니라 단지 "can't doing"이다. "nothing"이 의지와 희망의 표현이라면 "can't doing"은 현실적인 판단의 문제다. 예를 들어, "천수를 누린다"고 할 때의 1000세는 의지와 희망의 표현이라면, 현시점에서 1000세는 불가능 그 자체일 뿐이다.
인터넷의 음란물을 제재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현시점에서 불가능하다고 본다. (어느 매체건 매체의 음란물을 제재하려는 노력이 성공한 사례가 있기는 한가?) 인터넷은 익명성이 보장받는 자유의 공간이다. 인터넷을 완전한 통제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현상으로부터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명확히 해낼 수 있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그러니 "인터넷 본질적으로 음란하다"라든가 "인터넷을 완전히 통제하자"라는 식의 접근방식으로는 문제해결은 커녕 문제자체도 명확하게 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어른들이나 보는 (아이가 보면 앞으로 커나가는데 심리적으로 좋지 않을) 성적 컨텐츠가 여과없이 인터넷 특히 포탈에 게재되는 것을 막자"라고 한다면 좀더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지 않은가? 포탈에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할 것이고, 정부는 컨텐츠를 게재한 사람을 법적 테두리 내에서 충분히 제재할 수 있을 것이다. 포탈 정도의 페이지뷰를 가진 매체라면 앞서 말한 공연음란죄를 적용하기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Web2.0적인 아이디어를 내본다면 대중의 집단지성을 포탈의 모니터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로직구현도 생각해봄직하다.

아무리 신뢰가 땅에 떨어진 사회에 살고 있지만, 아직은 상식적인 도덕의 수준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처럼, 인터넷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인터넷에 "음란"의 원죄를 뒤집어 씌우지 말자. 희생양을 만들어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는 것은 속편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다고 문제가 사라지진 않지 않는가. 문제를 명확히하고, 그곳에 사람과 자금을 투입하는게 앉아서 욕하는 것보다 백만배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녀들 앞에서 무성(無性)인간인 척 하는게 능사는 아니다.

Posted by 망고

03 23, 2007 09:47 03 23, 20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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