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365일 - ![]() 강상구 지음/브리즈(토네이도) |
지난 여름 2개월된 성현이를 데리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KTX 수유칸을 검색하던 중 한 블로그를 발견했었다. 성현이보다 딱 1년이 빠른 아기를 육아휴직을 하고 키운 한 아빠의 일기 블로그였는데, 당시 거의 2시간마다 깨서 우는 아기를 돌보는 아빠의 입장에서 완전 빠져들어서 읽었더랬다. 그리고 그 블로그의 글들이 책이 되서 나왔다. 이름하여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365일". 아기키우느라 잊고 있던 것을, 마침 지인이 내 생각이 났다며 선물해주었다. 아기가 잠들었을때 노트북으로 넘겨가며 읽었던 것을 책으로 다시 천천히 읽으니 그냥 넘어갔던 부분도 보이고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들도 있었다. 윤미씨 감사 ^^ 이제 성현이도 8개월차. 그간 상상하지 못했던 육아의 어려움과 기쁨을 겪으며 '육아는 아빠도 누려야하는 권리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찮고 어렵다고 해서 엄마에게 맡겨버리면 결코 누릴 수 없는 기쁨이 육아에는 있다. 그리고 남자들이 흔히 군대갔다온 사람과 갔다오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구분하듯이 아이를 키워본 사람과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의 관점 또한 다르다. 물론 기회가 되지 않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겠지만 아기를 직접 키워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삶의 경험과 폭은 그냥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직장 생활할 때 에피소드. 딸아이 둘을 두신 한 과장님이 계셨는데 전형적인 직장인 가장이셨다. 어느 회식자리에서였는데, 임산부가 셋이나 자리에 있었는데 제자리에서 그냥 담배를 피워무시는거다. 순간 분위기가 싸아 해지며 젊은 대리들이 담배는 나가서 피자고 줄줄이 나갔다. 집에서까지 그렇게 행동하시지는 않겠지만 직접 아기를 키워봤어도 그렇게 했을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는 남편은 유산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하루에 20개피 이하의 경우 위험이 4%, 20개피 이상 피울 경우 위험이 81% 증가한다고 한다. ) 에피소드 둘. 내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총각과 다름없는 개념상태였는데,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팀에 임산부가 셋이나 되었다. 어느 날인가 그 중 한분이 굉장히 피곤해보이는 모습으로 야근을 하고 계시는거다. 그 때 난 '아기도 가지셨는데 힘들지 않으신가'하고 생각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임산부가 야근을 한다는 분위기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직장여성의 유산율이 높다고 하는데, 통계자료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찾지 못했다. 그런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리는 없고...) 하지만 주변에서 직장여성들의 유산케이스를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에피소드 셋. 요즘 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주변에 임산부나 어린아이가 서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게 된다. 급제동, 급출발, 만원버스가 일반적인 우리나라에서 임산부와 어린아이는 늘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아내만 하더라도 임신한 상태에서 출근을 하려고 버스를 탔는데 뒤에서 사람들이 너무 미는 바람에 버스 손잡이에 배가 눌렸다고 한다. 뒤를 돌아보고 임산부이니 자꾸 미시면 안된다고 말하자 조금 나아졌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해서 출산예정일이 다가와서는 아예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시켜줘야 했다. 임산부는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은 그들이 나약하고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을 낳아서 기르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과 출산은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인 일이기도 하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라면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재밌다. 웃으면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면 웃을 일이 아니란 것도 알 수 있다. 육아휴직을 하고 아기를 키울 계획이 있는 아빠라면 필독서가 될 것이고, 직장때문에 육아휴직이 힘들지만 육아에 관심이 많은 아빠라면 교양서로 아주 좋다. 전업주부로서 아기를 키우고 있는 분이라면... 아기 아빠에게 선물해주기 좋지 않을까? 하지만 비교적 드문 사례인 이 책으로 남편을 너무 압박하면 부부싸움으로 번질 수 있으니 주의. 아직 우리 사회는 갈 길이 멀다. 참고 : 아기 키우는 아빠 - 육아잡담 블로그 |
Posted by 망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