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이 필요해

'맨날 집에 있는 녀석이 왠 휴식이냐' 할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정말 휴식이 필요한 날이입니다.
오늘 오전의 상황은 이랬습니다.

어제 또 미쳤다고  새벽2시에 잠자리에 든 아기아빠.
예전에는 10시경까지 자던 착한 아기는
최근들어 8시경 일어납니다. (아침형 아기입니다요)
오늘도 아기엄마가 8시반경 출근을 하고
아기는 어김없이 눈을 번쩍뜨고 정신을 잃은 아빠에게 놀아달라고 보챕니다.
처음엔 보채다가 점점 소리를 지르다가
급기야 혼을 내기에 이릅니다.

아기 : "#$%^$$@#$!!!@#%##$%!!" (이거 뭐야 이씨 아빠가 이래도 되는거야 뭐야)
아빠 : ... (혼절)

아기에게 혼이난 아기아빠는 아기를 잠깐 안아주다가 졸려서 쓰러지고
잠깐 얼러주다가 힘들어서 쓰러지기를 몇번 반복한 후에
간밤 수면으로 충전됐던 에너지까지 깡그리 바닥나고 맙니다.
Power off
아기가 우는지 소리를 지르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몇분간 혼절.
아기아빠가 혼절해있는 동안 아기도 너무 울어서 혼절.
아기는 너무 울었는지 배가 고플시간에 모유를 주니
너무 급하게 먹다가 사래가 걸리더니
급기야 젖병 물기를 거부합니다. ㅠㅠ

아빠: 어이 이건 젖병탓이 아니라고 아기가 너무 급하게 먹어서 그런거라고
아기:@$@#%@#%@#$@$!!! (그런거 몰라!!! 배째!! 안먹어!!!!)

조금더 먹이려고 기를 쓰다가 겨우 30ml을 먹이고
다시 에너지가 바닥납니다.
아기를 내려놓자 다시 울기 시작합니다.
점점 처절하게 울더니 얼굴이 새파래집니다.
아빠 얼굴도 새파래집니다.
다시 안아주어도 울음이 멈추지 않습니다.
이런적은 처음입니다.
내려놓을 수가 없어서 손에 들고 우유를 더 준비합니다.
안먹을까봐 60ml만 데우기로 합니다.
모유가 데워지는 동안 아기는 여전히 패닉상태입니다.
거실로 나와서 아기를 얼르다가
모유 데우는 시간을 놓칩니다.
모유는 따땃한 정도를 지나쳐서 뜨거운 정도입니다. ㅡㅜ
식힙니다.
식히는 동안 아기는 여전히 패닉상태로 웁니다.
영원이랄 수 있는 몇분이 지나간후 모유의 온도를 보기 위해
손목에 떨어뜨려봅니다.
젖병꼭지를 꼭 안닫았나봅니다.
주르륵 모유가 쏟아집니다.
"이런 아벤트"
젠틀한 아빠의 입에서 욕이 나올 뻔합니다.
압니다. 아벤트 젖병 탓이 아닙니다.
이런 아빠의 상황을 이해할리 없는 아가는 계속해서 8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으로
아빠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60ml를 물리니 잘 먹습니다.
좀비아빠는 재빨리 머리를 굴립니다.
아까 억지로 먹은거 30ml랑 합치면 90ml.
1시간은 족히 버틸 수 있는 양입니다.
'아싸 그 시간에 좀 자야겠다. 아..아침도 먹어야하는구나. 씻기도 해야하고..'

반전의 명수인 아기는 60ml을 다 먹더니
다시 울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양이 부족했나봅니다.
40ml를 더 데웁니다.
그동안 아기는 울다 말다가를 반복합니다.

다시 영원에 가까운 몇분이 지나고
젖병을 물리자...아
잠들어버립니다.
힘들게 모유를 생산한 아기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머금고 버립니다.
오늘 버린 모유가 110ml입니다.
버린 모유도 아깝지만 더 문제인건
자꾸 모유를 버리게 되면
아기엄마가 퇴근하기까지 버틸 모유가 부족해진다는 겁니다. ㅜㅜ

아기가 잠들고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2시
아침에 일어나서 우유 반컵에 초코파이 먹은거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거실에는 아기를 달래보려고 애쓴 온갖 장난감들과
60ml를 먹이는데 성공한 한개의 젖병과 실패한 두개의 젖병이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아기와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는
아줌마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아빠는 아줌마가 아니고 저희집은 2층이니까 괜찮습니다.

오후가 되니 약간 정신이 들었습니다.
아이돌보미 선생님이 오신 동안 카페로 피신나왔습니다.
앞으로는 일찍 자야겠어요 ㅜㅜ
근데 그럼 공부는 언제하죠?

Posted by 망고

09 3, 2008 18:42 09 3, 200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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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rminee 2008年 09月 03日 21時 18分 # M/D Reply Permalink

    오늘은 아기의 마약 효과가 아빠에게 별로 안 먹힌 모양이군요.
    아니 아기가 마약은 안 주고 아빠를 갈구기만 한 건가. 크크
    아기가 아무래도 아빠가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착한 아빠가 되길 원하는 게 아닐까요.

    1. 망고 2008年 09月 04日 00時 17分 # M/D Permalink

      점점 더 쎈거 아니면 안들으니 마약 맞나보다 ㅋ

  2. [RA]Penguin 2008年 09月 03日 22時 16分 # M/D Reply Permalink

    하루종일 정말 고생하셨네요 ㅋㅋ
    명절 때 친척꼬맹이들 놀러오면 그것도 힘들던데……
    많은 애환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ㅠㅠㅠㅠ

    1. 망고 2008年 09月 04日 00時 18分 # M/D Permalink

      놀러온 친척 꼬맹이들과 비교할바가 못됨 ㅎㅎ

  3. sunny 2008年 09月 03日 23時 21分 # M/D Reply Permalink

    자는 건 똑같이 2시인데 일어나는 시간은.... 호호~
    난 오늘 11시도 넘어서 일어나고 낮에도 쭈욱 쉬었다는~
    요즘 넘넘 게으름쟁이가 되고 있어서 고민...
    내 잠을 좀 나눠주고 싶네....

    1. 망고 2008年 09月 04日 00時 18分 # M/D Permalink

      나눠죠나눠죠 (그러면서 안자고 있는 난 뭐지 ㅡㅡ;; )

  4. 현진 2008年 09月 04日 11時 42分 # M/D Reply Permalink

    요 며칠 아이의 호통으로 밤을 지새운 바 있어
    글에 공감하고 있어요 ㅜㅜ

    난 짜놓은 젖이 아까워서
    1시간 지난것도 먹여버렸지(강한 내 딸, 탈은 안나더군요)

    근데 요새 영아산통 의심중.
    장난아니더군요
    뭔짓을 해도 울더라고 ㅜㅜ

    나 이제 어떻게 집에 돌아가지요?

  5. 비밀방문자 2008年 09月 04日 16時 37分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망고 2008年 09月 04日 16時 50分 # M/D Permalink

      일단 한번 돌파해보는거 ^^
      걱정해주어 고마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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