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진실을 보고싶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의 1면을 보고 '역시 조선'이란 말이 먼저 나왔다. 1면 사진에는 시위대가 밧줄로 전경버스를 묶어서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 실렸다. 캡션에 쓰지는 않았지만, 굳이 제목을 달자면 "폭도들" 정도로 달고 싶었던 것 같다.

종이신문을 확인해보지 않아 확실치는 않지만 인터넷을 기준으로 봤을때 경향이나 한겨례에는 주로 운집한 시민들 혹은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전경의 사진이 실린다. 여기도 굳이 제목을 달자면 "분노한 시민들' 혹은 부드럽게 말하자면 '경찰의 과잉진압' 강하게 말하자면 '민주주의의 종말'이라 달 수 있을 것 같다.

경찰은 공권력이다. 공권력이란 말그대로 국가의 권력을 물리적으로 행사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경찰의 행위는 국가의 행위와 동일시된다. 그러한 경찰이 시민을 때리고 밟았을 때 시민은 개인으로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한 것이 아니라 국가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이 된다. 그리고 국가가 그 행위의 정당함을 증명할 수 없을때 폭행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져야한다.  

하지만 경찰도 인간이다. 우리는 민주화의 역사 속에서 시민에 대한 경찰의 폭력행위를 이야기할 때, 경찰에 대한 시민의 폭력행위는 쉽게 간과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커다란 정의를 위한 작은 부정의라는 이유로 그것들은 쉽게 묻혀졌다.

경찰에 폭행당한 시민들이 있다. 그렇다면 시민들에 폭행당한 경찰은 없었을까? 경찰에 대해 적극적 공격을 행한 시민이 없었다면, 내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니라면 그들은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양쪽의 폭력행위가 함께 다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우리에게 닥친 이 불행의 진정한 의미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독일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는 말했다. "폭력은 정당화될 수는 있지만, 정당한 것은 아니다"

뉴스영상에 한 시민이 다른 시민들을 향해 "전경들을 우리의 적이 아니다. 그들에게 화풀이하지말자."라고 말하는 장면이 잡혔다. 역사는 더디지만 앞으로 충실히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망고

2008/06/02 23:04 2008/06/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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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rminee 2008/06/03 14:26 # M/D Reply Permalink

    신문은 이쪽저쪽 다 봐야 조금 더 사실에 다가갈 수 있다고
    예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고 대학교 다닐 때도 후배들한테 그렇게 권했는데...
    정작 나는 귀찮아서 그렇게 되질 않네요. 맨날 하나만. 크크

    1. 망고 2008/06/04 11:57 # M/D Permalink

      언론학을 공부하면 매체를 여러개 봐야한다고 배우는데... 그건 그게 업인 사람들이 하는거고, 일반인들은 하나 챙겨보기도 힘들다는 현실. 우린 언론에 갇혀 사는거라고.

  2. [RA]Penguin 2008/06/04 09:46 # M/D Reply Permalink

    물론 형 말이 맞기는 하죠 ㅎ 폭력은 나쁘고, 아마 시민쪽에서 행해진 폭력도 있었을꺼에요.
    제가 본 건 대치선에서 몸싸움이 나거나 물병이 경찰쪽으로 날아가는 거 정도네요.
    그 외에 전경 두명이 끌려들어가서 구타당했다는 기사도 봤고요.

    근데 거기 가보면 분위기 자체가 그런 폭력을 지양하는 분위기에요. 흥분한 사람들이 물병을 던지면 다른 사람들이 '비폭력'이러면서 자제시키는 분위기고요. 그러니까 이쪽은 우발적이고 산발적으로 폭력 형태가 나타난다고 말씀드리면 되겠네요. 물론 조그마한 폭력도 폭력이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만한 숫자의 사람이 불만을 가지고 모였는데 그 정도의 폭력행위밖에 일어나지 않는 건 사실상 폭력행위가 없었다고 봐도 된다고 생각해요. 다들 성인군자도 아니고 ㅋ

    그런데 전경들... 아 지금 생각만해도 살떨려요. 걔들은 조직화된 폭력을 구사하고 있어요. 위에서 어떻게 교육을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눈빛에 살기가 가득해요. 요즘도 시민을 위협하는 경찰이 존재한다는 게 정말 화가 나네요. 저도 전경쪽에서 있는힘을 다해 던진 생수병에 맞을뻔하고... 뭐 이건 인터넷에서 많이 보이니까 걍 이쯤 말할께요.

    여튼 제가 직접 현장에서 느낀건, 적어도 시민들 쪽에서는 우발적인 폭력행위가 가끔 일어나기는 했으나 그 폭력은 대단히 산발적이고 주위에서 자제시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였어요. 만약 경찰이 지금보다 더 강경하게 진압을 시도하거나, 저기 청와대 차지하고 있는 누구가 계속 뻘짓을 해 대서 시위가 격화되는 최악의 사태만 아니라면 적어도 지금과 같은 형태에서는 형이 걱정하시는 종류의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듯 하네요 ㅎ

    1. 망고 2008/06/04 11:51 # M/D Permalink

      조직적인 폭력을 행사한다는건 공권력의 핵심인 것 같아. 만약 강도를 잡는데 사용되었다면 정당화되었을 폭력이 시민을 상대로 사용되었다는게 문제가 아닐까. 그러니 시민들을 적으로 규정한 지휘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장 큰 죄가 있다는게 내 생각.

      물론 그렇다고 적극적인 폭력을 행사한 전경들이 죄가 없다는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은 시민들 속에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내 가치관의 소산. 악은 어디에나 숨어있는 것 같다. 그리고 바깥의 악을 물리치려고 내부의 악에 눈감아버리는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글에 썼듯이 지금의 시위대가 그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건 정말 자랑스런 일!!!

      이러니저러니해도 시위한번 나가지 않은 내가 이러쿵저러쿵 할 소린 아니지만.

  3. 주연 2008/06/04 14:30 # M/D Reply Permalink

    또니와 나도 시위나가면서 놀라는 점이 그것.
    어떤 아자씨가 전경들한테 욕하니까 옆에 여자분이 "욕하지마세요"버럭~ㅋㅋ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것은 맞는듯해.
    폭력진압이 없는 그제와 어제 아무일도 없었다는것은 아무래도 경찰쪽이 너무 오버한 것이다라는 반증도 되고.. 암튼 함께 못나가서 아쉽다. 아무래도 직접경험해보면 정말 다른것 같거든..^^

    1. 망고 2008/06/05 10:56 # M/D Permalink

      예나 지금이나 집단에 대한 회의는 여전해요. 공각기동대 Solid State Society편에 보면 "체계 안에 있을 때는 그걸 갑갑하다고 여기지만, 체계없는 행위는 또 행위로서 성립하지 않지. 결국 제자리걸음이야."라는 대사가 나와요. 그래서 전 늘 제자리걸음이죠...

    2. 주연 2008/06/05 12:21 # M/D Permalink

      나도 집단에 대한 회의나 부정까지도 강한 사람이지.
      물론 국가라는 것에도 별의미를 두고 싶지 않은 사람중 하나고..
      중요한 것은 내가 자꾸 생각하려하고 있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다는 거...
      난 개인으로 집회에 나가 내가 먹기 싫으니까
      그리고 내가 자존심이상하니까..
      근데 나가보면 내가 원하지 않는 집단이 되어 있다는게 재밌어.
      하지만 거부감은 없어.
      결국 중심은 내가 잡는 거라고 생각해.

    3. 망고 2008/06/05 13:17 # M/D Permalink

      그래서 내가 누나를 좋아하는겨~ :)

  4. 밤길 2008/06/06 20:34 # M/D Reply Permalink

    창문 밖에서 일어난 똑같은 일을 보고하는 두 하인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세계사 집필의 펜을 꺽었다는 영국의 귀족 역사가가 생각나네요.

    1. 망고 2008/06/06 23:10 # M/D Permalink

      사실이란 것도 결국 동적으로 파악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말하면 보편적인 진리란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 같지만... 그렇다기보다는 불가지론자에 가까울 것 같다. 진리는 존재하지만 도달하기는 힘들다 정도일까... 세계사를 집필할 일이 없으니 무척 다행스런 일이야 ㅡㅡ;;

  5. zong 2008/06/09 02:37 # M/D Reply Permalink

    잠깐 놀러갔다 왔더니... 미쿡의 힐러리여사는 공식적으로 bow out 해버렸고(별로 중요친 않아ㅋ),
    거리에선 수상한 인물들이 시민들 사이에 끼어 경찰을 공격하며 폭력시위라는 그림을 그려냈고,
    공공기관의 개혁을 외치며 임기남은 사람 강제로 다 잘라낸 누구는 그자리들에 자기사람 심었고,
    모 청와대 인사는 자기네 뜻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사탄이라고 해버렸더구나.
    지금 이 나라에는 이상한 주도세력에 대항할 수 있는 건전한 정치세력이라는 것 따위는 없는걸까?

    1. 망고 2008/06/09 11:13 # M/D Permalink

      '누구 말이 옳은가' 보다 '누가 누구 편인가'가 더 중요해보인다. 그리고 그다음은 내가 하면 로맨스 니가 하면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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