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문제는 논외로 불법시위의 진압강도에 대한 것이 논쟁의 중심이었다.
아버지께서는 법은 지켜져야하므로 불법시위는 강력하게 진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셨고,
나는 불법시위라고해도 경찰이 시민을 폭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아버지는 경찰을 폭행하는 시위대는 이미 범죄자이므로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하셨고,
나는 설사 시민이 경찰을 폭행하더라도 경찰은 자기방어와 구속의 목적 이외의 적극적 공격을 해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논쟁의 결과로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독재의 공안정국을 그래도 안전했다고 생각하시는 듯한 아버지에게 "난 이런 나라에서 못살겠다고, 이민이라도 가야겠다."고 말했다. 말해놓고선 '왜 흥분했지?', '왜 하필 이민이냐?' 혼자 끙끙댄다. 이민이라니... 이상적인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
아버지와 나 사이의 간격보다 더 넓은 간격이 우리 사회에는 가로놓여있으리라.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서 그들의 한표 또한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나는 국민이지만, 국민은 내가 아니다.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밀려들지만 그렇다고 그것마저 놓아버릴수는 없다. 이게 내 한계다. 우리가 얻어야하는 것은 오만한 정권에 대한 물리력을 동원한 승리가 아니라 의사소통에 기반한 정의다.
실공간에서와 반대로 인터넷에서는 불법시위를 반대하는 모든 글에 어김없이 비난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같은 방식의 물타기다. 문득 모든게 부질없이 느껴졌다. 합리와 이성은 꿈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옳고 내가 그른 걸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망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