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에 올라온 팀은 다음과 같다.
[서부 컨퍼런스]
LA Lakers, Denver Nuggets
Utah Jazz, Houston Rockets
San Antonio Spurs, Phoenix Suns
New Orleans Hornets, Dallas Mavericks
[동부 컨퍼런스]
Boston Celtics, Atlanta Hawks
Cleveland Cavaliers, Washington Wizards
Orlando Magic, Toronto Raptors
Detroit Pistons, Philadelphia 76ers
이들중 가장 관심을 끄는 매치를 고르라면 아마도 지난 시즌 우승팀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늘 우승가능권에 들어가는 전력으로 스퍼스에게 물을 먹어야했던 피닉스 선즈의 경기를 택할 것이다.
늘 화끈한 런앤건 공격농구를 구사하는 피닉스 선즈는 수비농구 일변도의 NBA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스타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쉬의 돌파와 내쉬의 손에서 공이 사라지는 순간 이어지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숀 매리언의 앨리웁 덩크는 팬들로 하여금 피닉스를 응원하도록 만드는 매력이었다. 하지만 늘 피닉스는 플레이오프에서 한 팀에게 물을 먹기 일쑤였으니 그 팀은 바로 수비농구의 제국군 스퍼스였다.
반면,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농구 스타일은 왠지 모르게 끈적끈적하고 느리지만 착실하게 목을 조이는 느낌이다. 그들의 검은 유니폼은 그런 느낌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그들의 상대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겐 그 검은색은 참으로 음울한 색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즌 NBA 팀통계의 경기당득점 수치를 보면 스퍼스는 경기당 95.36점으로 전체 30개팀중 28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피닉스는 110.07점으로 전체 3위) 스퍼스는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팀들 중 경기당득점 꼴찌에 해당하는 이 기록으로 56승 26패를 하면서 서부 컨퍼런스 3위에 올랐다. 스퍼스의 수비농구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비농구가 화끈한 재미는 없지만 그렇다고 수비농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짜임새 있는 수비와 그로 인한 공격팀의 삽질, 그리고 수비의 꽃 블록샷을 보노라면 꼭 림에 공을 넣어야만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스퍼스의 농구는 좋아지지가 않는다.
사실 선즈와 스퍼스는 오래된 감정의 앙금이 있다. 지난 시즌 PO 2라운드. 선즈로서는 한경기를 더 패하면 PO에서 탈락하는 마지막 경기, 4쿼터를 18초 남겨둔 상황에서 선즈는 100:97으로 3점차 리드에서 마지막 공격권을 잡았다. 내쉬가 공을 잡고 하프라인을 넘으려는 순간 스퍼스의 로버트 호리가 내쉬를 고의로 밀어 내쉬는 경기장 바깥 스코어러 테이블 옆쪽에 쳐박히고 말았다. 파울작전이라고 하기엔 지나친 파울이었고, 자신의 동료가 부상을 당할 수 있는 파울을 당하는 것을 본 피닉스 선즈의 선수들은 일제히 흥분했다. 라자 벨은 로버트 호리를 밀쳤고, 벤치에 있던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보리스 디아우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 다행히 내쉬는 별 부상을 당하지 않았고 이 경기는 104:98로 선즈가 승리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경기였다. NBA 사무국은 파울을 범한 스퍼스의 로버트 호리와 벤치에서 경기장으로 들어왔던 선즈의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보리스 디아우에게 한경기 출장정지를 결정했다. 졸지에 스타팅 멤버 둘을 잃은 선즈는 다음 경기에서 스퍼스에게 패하여 그들의 포스트 시즌을 마감해야했다. 선즈를 넘은 스퍼스는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클리블랜드를 가볍게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피닉스로서는 불의의 파울과 베스트 멤버 둘을 맞바꾼 셈이니 NBA의 처분이 공정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선즈와 스퍼스는 이번 PO 1라운드부터 맞부딪히고 말았다. 피닉스 팬들은 가슴 한가득 분노를 안고 이번 시즌엔 선즈가 스퍼스를 눌러버리기를 그래서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길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도 그 소망은 요원해 보인다. 스퍼스는 선즈를 상대로 3연승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정규시즌, 숀 매리언을 내주면서까지 마이애미에서 샤킬 오닐을 데려올 때 선즈는 스퍼스와의 이 경기, 좀 더 비약일지 모르겠으나 바로 팀 던컨을 염두에 두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만큼 지난 시즌까지 피닉스는 스퍼스와의 경기에서 골밑 자원의 필요성, 그것도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줄 수 있는 센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노쇠했다고는 하지만 오닐은 이적후 때때로 더블더블을 기록해보이며 아직 자신이 쓸모있음을 증명해보였고, 이는 선즈 팬들로 하여금 PO를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스퍼스는 부활조짐이 있는 샤크가 합세한 선즈를 위해 새로운 작전을 짰다. 이름하여.

Hack a Shaq
3차전 경기에서 오닐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두번째로 많은 선수는 토니 파커로 7개를 던졌다) 총17개의 자유투를 시도했고 단 9개만을 성공시켰다. 스퍼스의 파울수는 총 26개. 반면, 피닉스는 17개. 팬들이라면 "우리도 파울해버려! 때려버리란 말이야!"라고 외쳤을만도 하다. 이번 시즌을 이대로 접는다면 피닉스팬들은 다음 시즌에는 피닉스 코요테*를 응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피닉스 코요테 : NHL의 하키팀
Posted by 망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