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자

세간에 택시기사는 살짝만 부딪쳐도 병원에 입원을 한다더라 뭐 그런 얘기가 있다. 설마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실제로 겪게되니 참 어이가 없다. 상황은 이렇다.

3월 29일 오전 9시 50분경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 앞길 2차선 도로 중 2차선에서 금화터널 방향으로 진행중 앞서가던 택시가 승객의 하차를 위해 정차를 했다. 뒤따라가던 나는 왼쪽 깜빡이를 켜고 1차선으로 진입을 하려고 했으나 1차선 주행 차량들이 양보를 해주지 않는 까닭에 각을 좁혀가며 무리하게 진입을 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앞에 정차해있던 택시의 좌측 후방 범퍼부분을 내 차의 오른쪽 사이드로 긁고 말았다.

사고 후 비상등을 켜고 오른쪽에 주차를 시킨 후 택시로 가서 제가 운전이 미숙해서 사고를 냈으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사고처리를 하려고 했다. 사고는 처음이고 주변에서 사고시에 보험처리를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고 들어온 터에, 범퍼를 교체하는데 30만원은 족히 나올꺼라고 택시기사가 말하기에 보험처리를 하기로 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이후 10시 10분경 보험회사에 대물사고를 접수하고 접수번호를 택시기사에게 알려주었다.

이로써 나의 첫 교통사고가 마무리되는 줄만 알았다. 오전내내 좀 더 조심하지 않은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는데, 오후 4시20분경 택시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인 보험도 들어있느냐며, 목이 뻐근하다고 병원에서 X-Ray를 찍어보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보험처리하지 말고 개인합의를 하자는 얘기도... 순간 아차 싶었다. 사실 대물건도 30만원을 부를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육안으로 봤을때 범퍼에 긁힌 자국만 있었는데... 그리고 긁히는 정도의 접촉으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건 정말 이해불가다.

전화를 끊고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서 결국 개인합의를 보지 않고 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보험료가 많이 늘겠지만, 그런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하고 싶지 않았다. 어지간히 만만해보였나보다, 사고를 내자마자 달려와서 괜찮은지를 묻고 연신 죄송하다고 굽신거리던 젊은이가... 사고를 내놓고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왜 주정차 금지구역에서 정차를 했니 어쩌니 하면서 경찰이라도 불러야 했던 것일까? 하루종일 생각해봤지만 잘 모르겠다. 그러고 싶지 않다. 내 실수로 사고당한 사람이 있다면 사과하고 피해가 있다면 보상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한 말이 불길한 예언처럼 머리 속을 떠돈다. "넌 너무 착해서 그래." 착해서 살기 힘든 세상이다. 좀 착하게 살게두면 안될까? 애니카 광고처럼.

Posted by 망고

03 29, 2008 23:16 03 29, 200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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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rminee 2008年 03月 30日 02時 05分 # M/D Reply Permalink

    x 밟았군요. -_-;;;

    1. 망고 2008年 03月 31日 11時 15分 # M/D Permalink

      세상에 x이 너무 많아 ㅡㅜ

    2. sunny 2008年 04月 08日 15時 59分 # M/D Permalink

      이 아뒤가 이 사람이였군.. ㅋㅋ
      실명이 뜨는 싸이랑은 다른 이런 재미가 있네...

    3. terminee 2008年 04月 08日 16時 21分 # M/D Permalink

      너는 써 놓은 거 보니 누군지 냅다 알겠다. 크크

    4. sunny 2008年 04月 08日 17時 07分 # M/D Permalink

      님... 민규 오빠 블로그 스토커 같아요... 쿄쿄
      1등 리플을 어찌나 많이 하셨던지...
      일찍일찍 출근해서 일도 좀 열씨미 하쇼~
      (남의 블로그에서 이게 뭐하는 짓... ㅡㅡ;;)

    5. 망고 2008年 04月 08日 17時 29分 # M/D Permalink

      왜 싸워. 싸우지마 ㅋ

  2. .淳.<..> 2008年 03月 30日 13時 04分 # M/D Reply Permalink

    이런. 맘고생했겠군.

    1. 망고 2008年 03月 31日 09時 39分 # M/D Permalink

      맘고생 진행중

  3. zong 2008年 03月 30日 15時 27分 # M/D Reply Permalink

    보험사직원한테 택시기사오버한다고 말해둬라. 그런거 처리는 늘 하는 애들이니까. 잘 알거다.
    미안하다는 말조차 쉽게 꺼낼수 없는 현실인가? 참...

    1. 망고 2008年 03月 31日 09時 40分 # M/D Permalink

      미안하면 지는거다 ㅜㅜ 조언 땡큐!

  4. 주연 2008年 04月 01日 06時 19分 # M/D Reply Permalink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사과를 했으면 된거다.
    나쁜것에 물들필요는 없지.
    너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
    그게 맞다^^

    택시기사도 보험처리 한다니
    그냥 놀고 먹고 돈받을 수있겠구나~
    그랬을거야...
    우린 일차적인 인간이 되지 말자 흐흐흐...

    1. 망고 2008年 04月 01日 10時 43分 # M/D Permalink

      그쵸? 충격과 공포에서 많이 벗어났어요. 좀 더 생각해보면 택시기사들도 절박하단 생각이 들어요. 피해의식 같은 것도 있는 것 같고, 실제로 피해를 보고 있기도 하고... 그걸 개인적으로 겪으니 짜증나는거지만, 사회적으론 약자다 싶어요.

  5. sha 2008年 04月 01日 18時 17分 # M/D Reply Permalink

    이런, 큰 일 안 난 것 우선 다행.
    사과할 건 했고, 억지 쓰는 건 보험회사 보고 처리하라고 하고, 오빠는 빨리 잊어버려~
    결론, 교훈, 앞으로의 방침만 남기고 나쁜 기분은 의식적으로 없애버리는 것이 좋은 듯 하더이다.

    1. 망고 2008年 04月 02日 17時 20分 # M/D Permalink

      의식적으로 없애려해도 잘 안없어지더라고 ^^

  6. [RA]Penguin 2008年 04月 02日 04時 30分 # M/D Reply Permalink

    제 주위에도 크게 낚인 분이 계셔서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_-;;
    그냥 보험처리 하신 게 편하실꺼에요 ㅎ 앞으로 더 골치아플일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1. 망고 2008年 04月 02日 17時 20分 # M/D Permalink

      조심하면서 살아야지 뭐 어쩌겠누.

  7. smith17 2008年 04月 03日 13時 50分 # M/D Reply Permalink

    헉ㅋ...간만에 들렀는데용... 역시 참 세상살기어려운거 같다는...ㅡㅡ;;

    1. 망고 2008年 04月 04日 09時 53分 # M/D Permalink

      나이먹으면서 점점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닌가봐요. ^^

  8. sunny 2008年 04月 08日 15時 58分 # M/D Reply Permalink

    대화명만 보고 택시기사가 왜 미울까했는데 도훈오빠한테 전해듣구 알았어~ ㅋㅋ 난 그래서 운전하기가 싫다니깐~ 난 소심해서 그런일 생기면 1달도 넘게 고민할꺼야... 흑...

    1. 망고 2008年 04月 08日 17時 29分 # M/D Permalink

      운전은 해야겠고 사고는 싫고 나쁜 사람도 싫고... 딜레마지 딜레마. 걸어다닐 때에 비해 좀 더 심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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