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앞을 TOEIC 책을 들고 지나다
문득 부끄러움을 느꼈다.
건널목을 건너려는데
두 다리가 없는 걸인이 엎드려 구걸을 하고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가진 잔돈을 소쿠리에 넣는다.
짤그랑 소리에 가슴이 움찔한다.
건널목의 맞은편에는 모금함을 손에 든 아주머니가 서 있고
그 곁에서 한 할아버지가
"기독교란 무엇인가"라는 소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나는 두 손을 호주머니 깊이 쑤셔넣고
묵묵히 군중의 바다 속으로 잠수해 들어간다.
- 학생 때 썼던 다이어리를 들추다 발견한 글.
개인의 낭만적인 도움의 손길이 무력하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을 시절이었나 보다.
하지만 지금도 난 때때로 잔돈을 소쿠리에 담는다.
그게 무력하단 것을 알지만
그편이 착한 척할 수 있어서 좋다.
Posted by 망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