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습작

초등학교 꼬맹이들이 잔뜩 견학을 왔다.
아이들 앞을 TOEIC 책을 들고 지나다
문득 부끄러움을 느꼈다.

건널목을 건너려는데
두 다리가 없는 걸인이 엎드려 구걸을 하고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가진 잔돈을 소쿠리에 넣는다.
짤그랑 소리에 가슴이 움찔한다.

건널목의 맞은편에는 모금함을 손에 든 아주머니가 서 있고
그 곁에서 한 할아버지가
"기독교란 무엇인가"라는 소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나는 두 손을 호주머니 깊이 쑤셔넣고
묵묵히 군중의 바다 속으로 잠수해 들어간다.

- 학생 때 썼던 다이어리를 들추다 발견한 글.
개인의 낭만적인 도움의 손길이 무력하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을 시절이었나 보다.
하지만 지금도 난 때때로 잔돈을 소쿠리에 담는다.
그게 무력하단 것을 알지만
그편이 착한 척할 수 있어서 좋다.

Posted by 망고

09 4, 2007 20:59 09 4, 2007 20:59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shimminkyu.com/tc/rss/response/602

Trackback URL : http://www.shimminkyu.com/tc/trackback/602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417 : 418 : 419 : 420 : 421 : 422 : 423 : 424 : 425 : ... 923 : Next »

Recent Photo

recent photo from http://www.flickr.com/photos/melanchocolate/ from Uploads from mangolog

Stay Foolish, Stay Hungry.

- 망고

Schedule

«  »
with Google Calendar API

Site Stats

Total hits:
318039
Today:
159
Yesterday: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