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타지? - 판의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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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이 영화를 보게된 데에는 어떤 의미에서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를 잇는 판타지 대작"이라는 홍보문구에 낚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는 판타지 대작이라는데 이의를 달기 힘들었다. 대작은 대작이다. 하지만 앞선 판타지 대작과 차원을 달리하는 대작이다.

반지의 제왕은 상상의 판타지 세계를 화면에 고스란히 옮겨다놓은 것으로 대작으로 칭해진다면, 판의 미로는 현실과 판타지의 절묘한 인식론적 줄타기라는 점에서 대작이라할 수 있겠다. 이게 무슨 소린가? 예를 들어보자.

엄마잃은 세살짜리 아이가 묻는다.
"엄마는 어디갔어?"
어른들은 대답한다.
"응 하늘나라에 가셨어."

여기서 하늘나라는 판타지다.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아이의 상상 속에서 존재하는 하늘나라. 하늘나라가 정말 있느냐는 질문은 믿음의 영역일지언정 현실의 영역은 아니다. 판의 미로가 판타지인 것은 바로 이런 믿음의 영역에서이다.

영화 속에서 오직 주인공 오필리아만이 판타지의 세계와 존재를 접할 수 있고, 자신이 땅속왕국의 공주라고 믿는다. 다른 어떤 사람도 오필리아의 판타지와 그 판타지 속 존재들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필리아를 제외한 모든 영화의 스토리는 전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오필리아의 판타지는 그저 전쟁이 두려운 그래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동화광, 열살 소녀의 공상인 것인가 아니면 정말 판타스틱한 현실인 것인가.

마지막까지 판타지와 판타스틱한 현실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끝나지 않는다. 줄다리기가 끝나지 않은 채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알아서 생각하시길...'이라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래서 오필리아는 공주가 되어 땅속나라에 갔을까? 글쎄. 이 또한 믿음의 영역이다.

Posted by 망고

05 16, 2007 19:34 05 16, 200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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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연 2007年 05月 18日 11時 53分 # M/D Reply Permalink

    정말 보기 힘든 장면(나에겐)들이 좀 있긴했지만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어. 좋은 영화 보여 줘서 감사~

    1. 망고 2007年 05月 18日 16時 26分 # M/D Permalink

      좀 표현이 과격하죠? 애들용 판타지는 결코 아냐..

  2. 익태 2007年 05月 20日 04時 33分 # M/D Reply Permalink

    난 요정이 벌레 비스므리하게 나와서 끔찍하던데;;
    땅속 나라도 너무 구질구질하구..
    객관적으로 보자면 결국 정신 좀 이상한 불쌍한 아이가 동생 유괴하다가 양아버지 총에 맞아죽는이야기.......

    1. 망고 2007年 05月 20日 14時 01分 # M/D Permalink

      지상계로 잘못 나온 땅속나라의 공주가 동생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땅속나라 공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일수도 있지 :)
      ps)요정이 아니라 요괴랄까..(농담) 요정이 있다면 귀엽고 깜찍할 것이란 것도 다 사람들의 환상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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