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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유미

<센과 치히로>의 선율을 낳은 명상음악가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隱し)>의 주제가 언제나 몇번이라도(いつも何度でも)가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는 폭넓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누르며 4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슬픈 현의 소리를 타고 흘러나오는 달콤한 가성의 주인공이 이 인기를 몰고 온 장본인 기무라 유미(木村弓)이다.

그녀의 첫 인상은 주목받기 시작한 스타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함 그 자체. 웬만한 인터뷰 자리에도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등장해 사진작가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슬픈 현의 음색과 투명한 가성, 그리고 가벼운 멜로디. 사람의 마음에 파고들어가 피로에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며 동심을 불러 일으키는 그녀의 노래는 댄스 음악과 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일본 음악계에서는 확실히 이질적인 존재임이 틀림없다.


"자유로움에서 마음으로"

그녀가 음악을 시작한 건 5살 때부터. 유치원에 함께 다니던 친구가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따라 배우기 시작했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었던 부모, 특히 자신도 음악가의 길을 걷고 싶어했던 어머니가 그녀를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고1 겨울방학 때 캘리포니아로 떠난 그녀는 그대로 눌러앉아 현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서 떠난 것은 아니었다.

상하관계를 엄격히 지켜야 하고, 진심과 예의상 하는 말을 가려 할 줄 알아야 하고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의 의심에 찬 눈초리를 견뎌야 하는 일본이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중학교 때부터 느꼈기 때문이란다.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다시 음악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피아노를 전공했고 피아노와 함께 성악공부를 하며 노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귀국한 그녀는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던 중 목을 다쳐 노래를 못하게 된다.

오랜 세월 동안의 치료. 하지만 그 고난의 과정이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전기를 가져다 주었다. 식사요법과 호흡법, 이미지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인간의 에너지를 조정하는 것을 가르치는 하라다 치히로(原田千裕)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음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음악을 시작하려고 하던 1988년 라이어(ライア-)라는 현악기를 만난다. 라이어는 1920년대 자녀들의 음악교육과 음악치료를 위해 독일에서 고안해 낸 악기라고 한다. 기무라는 라이어와 명상 치료를 통해 현을 튕기며 말하듯이 노래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한다.


"거장 감독과의 특별한 만남"

그러나 그녀는 <센과 치히로>가 개봉되기 전까지는 무명의 존재였다. 조그만 회장에서 월 2회 정도 연주회를 갖는 외에 집에서 피아노 교실을 열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라는 거장 감독의 신작에 자신의 곡을 통해 참여할 수 있었을까?

그 사연은 미야자키 감독이 1997년에 발표한 <원령공주 (もののけ姬)>으로까지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에 감동을 받은 기무라가 미야자키 감독에 편지를 쓴 것이다. 편지와 함께 기무라는 자신이 영화를 보고 느낀 것을 노래로 만든 곡의 테이프도 함께 동봉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후 미야자키 감독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그 답장 안에는 당시 감독이 준비하고 있던 애니메이션의 기획서가 함께 들어 있었다. 도쿄에 큰 지진이 나고 낡은 목욕탕 하나만이 남는다는 내용이었다.

작품을 읽은 그녀는 곧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그 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언제나 몇번이라도]였다. 1999년 5월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 기획은 곧 중단되었고, 미야자키 감독과의 연락도 끊어져 버린다. 그리고 올 해 봄 미야자키 감독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왔다. [언제나 몇번이라도]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센과 치히로>의 주제와 맞아 주제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평범하지만 감동을 주는 음악가"

[언제나 몇번이라도]의 성공으로 그녀는 올 해 일본레코드대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조그만 회관에서 한 달에 2번 연주회를 하는 평범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자신의 음악이 한동안 잊고 지냈던 먼 옛날의 친구들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는 평범하지만 진한 감동을 주길 바라며 말이다.



Posted by 망고

02 17, 2006 23:03 02 17, 200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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