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다가 새벽 2시에 일어났다.
어제 프로젝트 1단계가 끝나고, 1단계 과제물을 제출하고는 12시간을 잤는데,
오늘도 아기를 재우면서 함께 잠들었다가 잠이 깨버렸다.
부엌에 나와보니 저녁으로 먹은 식기들이 그대로다.
잠도 안오는 김에 이쁜 짓 좀 해볼까
2.
BBC iPlayer로 드라마나 한편 틀어놓고 설겆이를 한다.
여기 온지 7개월. 누구 말마따나 영어는 늘지 않고 한국어는 줄고 있다.
늘 외국인이라는 것을 자각한다.
길을 걷다가도, 수업을 듣다가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내가 말을 시작하면 다들 귀를 가까이 가져오며 경청해주신다.
그건 그거대로 고맙고 귀여운건데, 그럴때마다 난 한국어가 그립다.
그리고 생각한다. 왜 한국어로는 이렇게 공부하는게 안될까.
영어 원서를 보면서 늘, 번역서보다 원서 쪽이 이해하기가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 한국인인데...
캐리라는 친구에게 영어로 말할때면 난 너무 평평(flat)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는 잉글랜드에서 온 로렌스라는 친구가 자기 아일랜드식 유머를 이해못한다고 안타까워 하더라. 그 로렌스는 언젠가 나에게 캐리의 말을 가끔 못알아듣겠다고 고백했더랬지. 오 마이 갓, 바벨탑의 후손들이여. 캐리가 자기도 여기 스코틀랜드에선 외국인이라고 하기에, 니가 외국인(foreign)이면 난 외계인(alien)이다 라고 말해줬다. (웃음)
3.
부엌을 치우다가 문득 지난 크리스마스에 다니러 왔다가 지난달에 한국으로 돌아간 처조카들이 생각났다. 문제집을 잔뜩 지고 왔기에, 여기 와 있는 동안, 영어며 수학이며 조금 가르쳐주었는데 그런 것들을 가르치는 동안 정작 가르쳐야할 것은 복합계산 같은 것이 아니라 "틀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노력은 보상받는다는 믿음", "이까짓것 못해도 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자존감" 같은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이런 것들은 나에게도 고스란히 해당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배운 것도 꽤 있구나 싶다.
Posted by 망고